뜸을 들이고 난 뒤 추출을 진행해야 하는데, 추출할 때도 뜸과 마찬가지로 물이 일부분으로 치우치거나 가운데에 몰리지 않도록 골고루 넓게 추출하고 종이에도 직접 닿지 않게 합니다. 어떤 커피를 뽑을 것인지, 또는 개인의 취향에 따라 커피 추출 방식은 나선형, 점식, 원형, 스프링 등 여러 방법이 있지만, 가장 보편적으로 쓰이는 방식은 나선형 방식입니다.
추출의 유형
나선형 추출
뜸 들이기보다 물줄기를 굵게 주입해야 하며, 가운데부터 시작해 가장자리로 나간 뒤 다시 중심으로 원을 그리며 물을 주입하는 방식입니다. 결론적으로 두 번 물을 주입하게 되는데, 드리퍼의 가운데 부분은 커피의 양이 가장자리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으므로 천천히 주입하고 가장자리는 조금 빠르게 물을 주입합니다. 또 바깥 방향으로 주입할 때는 천천히 주입하고 안쪽으로 들어올 때는 빨리 주입하는 경우가 많은데, 안팎의 방향과 관계없이 물을 주는 속도가 일정해야 균일한 추출이 이루어집니다.
점식 추출
물줄기를 매우 가늘게 한 방울씩 주입해 소량만 추출하는 방식으로 고노나 융 추출에 주로 사용됩니다. 점식 추출도 그 종류가 다양한데 드리퍼나 융을 고정한 뒤 물을 주입하는 방식과 드립 포트를 고정하고 드리퍼나 융을 회전시키는 방식 등이 있습니다. 점식 추출은 숙련된 기술이 필요하며 추출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아주 부드럽고 매력적인 커피를 추출할 수 있습니다.
원형 추출
커피의 중심부에 작은 원을 계속 그리는 방식으로 같은 자리에 물을 계속 주입하는 추출 방식입니다. 회전을 지속하면서 물줄기의 굵기와 속도를 동일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며, 다른 커피에 비해 부드러운 커피 맛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스프링 추출
고노나 하리오 드리퍼 또는 융 추출 시 사용되는 방식으로 나선형보다 작은 원을 그리며 물을 주입합니다. 1차 추출 시 보통 작은 원의 개수가 12개 정도이며 점차 원의 크기가 커지며 개수가 작아지게 됩니다. 주입하는 원이 작아 스윙 시 잘못하면 물줄기가 끊어지거나 출렁이게 되므로 세심한 추출 기술이 필요합니다.
추출 방법
나선형 방식을 기준으로 할 경우, 뜸 들이기보다 물줄기를 굵게 해주고 가운데서 시작해 가장자리로 갔다가 다시 가운데로 원을 그리며 물을 주입합니다. 이때 드리퍼의 가운데 부분은 커피의 양이 가장자리보다 비교적 많기 때문에 천천히 주입하고 가장자리는 좀 더 빠르게 물을 주입해줍니다. 숙달되지 않은 경우 물을 밖으로는 천천히 주입하고 안으로는 빨리 주입하는 경우가 많은데, 나갈 때와 들어올 때 모두 동일한 물줄기와 속도를 유지해야 추출이 바르게 진행되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추출이 잘못된 경우
편향된 주입
커피 표면에 물을 골고루 주입하지 않으면 커피 성분이 불균일하게 추출되어 연한 커피가 만들어집니다.
너무 높은 주입
처음 커피를 추출하면 드리퍼를 건드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피하려고 드립 포트를 너무 높게 들고 추출하면 물줄기가 약해지고 정확도가 떨어져 커피 추출 시간이 길어지므로 텁텁한 맛의 커피가 추출됩니다.
물줄기가 불균일한 경우
물줄기의 굵기가 불규칙하면 커피 성분 또한 불균일하게 추출되어 맛없는 커피가 만들어집니다.
추출량
커피 맛을 경정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1차 추출에서 커피 성분을 충분히 뽑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커피 성분은 추출 과정의 초반에 대부분 추출되기 때문입니다. 예로 A와 B 커피 모두 3차에 걸쳐 300cc를 추출했을 때, A 커피는 추출 단계마다 100cc씩 동일하게 추출하고 B 커피는 1차에서 50cc, 2차에서 100cc, 3차에서 150cc로 후반부에 많이 추출한 경우 맛을 비교해 보면 B는 A에 비해 전체적으로 맛과 색, 향 모두 약한 커피가 추출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추출 타이밍
1차 추출
뜸을 들이게 되면 커피가 부풀어 오르는데 점점 그 속도가 느려지며 어느 순간 팽창이 멈추는데, 바로 이때 1차 추출을 시작해야 합니다. 커피의 팽창이 멈추면 다시 수축하여 물을 부어도 잘 주입되지 않으므로 그 순간을 놓치지 않게 주의합니다.
2차 추출
1차 추출을 위해 물을 주입하면 커피가 팽창하며 추출이 시작되는데, 커피 층 안에 있던 물이 점점 줄어들며 서버로 흘러내리는 물줄기가 점점 가늘어지고 아래에서부터 방울로 바뀌기 시작합니다. 팽창했던 커피 층이 아래로 내려오게 되면, 바로 다음 추출을 진행해야 합니다.
뜸과 추출 시 주입 방법
뜸을 줄 때 포트를 높이 들고 물줄기가 포트에서 수직으로 떨어지도록 합니다. 이때 물을 붓는 것이 아닌 살짝 얹어준다는 느낌으로 주입해야 합니다. 뜸은 물줄기가 가늘수록 골고루 촘촘하게 주입할 수 있지만, 추출 시에는 포트의 위치를 더 낮게 해 앞으로 기울여 물줄기를 굵게 주입해야 합니다. 또한 추출은 물줄기가 커피 층의 표면과 수직을 이루며 주입되어야 커피 성분이 원활하게 추출됩니다.
커피 추출 횟수
커피 추출은 메리타 드립 외에는 한 번에 하지 않고, 대부분 뜸을 들인 뒤 여러 번 나누어 추출합니다. 커피 추출의 성패는 뜸과 1차 추출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는데, 추출 횟수는 커피양과 추출하려고 하는 양에 따라 4회보다 많거나 적은 경우가 많으며, 보통 추출 횟수가 적을수록 부드러운 커피가 추출됩니다.
커피 상태별 물 주입량과 추출 타이밍
커피를 잘 추출하기 위해서는 커피의 상태를 확인한 뒤 적절한 추출 타이밍, 적당한 물의 양 등을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합니다. 커피를 추출하기 전 분쇄된 커피의 로스팅 정도뿐 아니라 로스팅 후 지난 시간, 추출하려는 커피의 양에 따라 뜸과 추출 시 주입하는 물의 양, 스윙 속도 등을 확인해야 하며 뜸을 들인 후 1차 추출을 시작하는 시간도 계산하여 판단합니다.
로스팅이 강하고 오래되었으며 커피 양이 적은 경우 물을 부었을 때 커피가 잘 부풀어 올라오지 않으므로 뜸을 들일 때 물을 적게 스윙은 빠르게 해주어야 하며, 뜸 들인 직후 빠르게 1차 추출을 시작해야 합니다. 반대로 로스팅이 약하며 얼마 지나지 않고 양이 많은 경우 커피 내부에 함유된 탄산가스가 많아 물을 붓게 되면 많이 부풀어 오르는데 1차 추출을 시작하려면 좀 더 시간이 걸리게 됩니다. 이처럼 대략적인 로스팅 정도, 로스팅 시간, 커피의 양에 따라 적절한 물의 양과 추출 타이밍을 계산하여 그 개념을 기억한 뒤 추출하게 되면 커피 고유의 맛과 향이 충분히 녹아낸 결과물을 얻을 수 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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