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절기 중 첫 번째 겨울 절기인 입동의 풍속과 음식, 속담 등에 대해 자세히 알려드립니다. 입동은 양력 11월 7일에서 8일경으로, 이름에 나와있듯이 겨울에 들어섬을 알리는 절기입니다.
입동 - 양력 11월 7일~8일경, 겨울의 시작
24절기 중 19번째 절기로, 이 날부터 겨울이 시작된다고 해서 입동이라는 이름이 붙여졌으며, 상강과 소설 사이에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입동을 특별하게 명절로 취급하지는 않지만, 겨울이 시작되는 날인 만큼 이 시기부터 겨울채비를 시작하곤 합니다. 중국은 입동 후 5일씩 묶어 3 후(候)라고 불렀는데, 초 후에는 물이 얼기 시작하고, 중 후에는 처음으로 땅이 얼어붙고, 말 후에는 꿩이 줄어들고 조개가 잡힌다고 했습니다.
풍속
김장 및 무 뿌리점
우리나라의 겨울채비라고 하면 김장이 대표적인데요, 입동 전후 5일 내외에 김장을 진행하면 그 맛이 좋다고 합니다. 오늘날에는 온난화 현상과 기후변화로 김장철이 늦어지는 편이라고 합니다. 김장용 무를 보고 날씨점을 치기도 하는데, 무 뿌리의 길이가 길면 그해 겨울이 춥고, 뿌리가 짧으면 따뜻하다고 믿었습니다.
김장 외에도 농가에서는 수확한 무 등을 구덩이를 파서 저장하거나, 추수 후 남은 볏짚을 모아 소여물을 만드는 등의 겨울 채비를 진행하기도 합니다. 농사기술과 목축 관련 기술이 발달하면서 위와 같은 겨울채비는 점점 줄어들고 있긴 합니다.
입동보기와 날씨점
입동 전후로 지역마다 여러 가지 점을 치는 풍습을 입동보기라고 하는데요, 충청도 지역에서는 가위 보리라고 해 입동 때는 보리 잎을 보고 점을 쳤다고 합니다. 입동 전 보리 잎이 두 개가 나면 그 해 보리 풍년이 든다고 믿었다고 하네요. 경남지역에서는 입동에 갈까마귀가 날아올 때 흰 뱃바닥이 보이면 다음 해 목화 농사가 잘 된다고 믿었답니다.
제주도 지역에서는 입동에 날이 추우면 그해 겨울바람이 심하게 불고, 전남에서는 입동의 날씨가 곧 그 겨울의 날씨를 대표한다고 그해 겨울 추위를 미리 가늠해보기도 했다고 합니다. 대체적으로 전국이 입동에 추우면 그 해 겨울은 춥다고 생각했다고 하네요.
치계미
쉽게 말하면 양로 잔치라고 할 수 있는 치계미는 특히나 입동, 동지, 제석에 많이 행하였으며 노인들을 모시고 음식을 대접하곤 했습니다. 원래 치계미는 마을 사또의 밥상에 올릴 반찬값을 뜻하는 뇌물을 의미했는데, 마을의 노인들을 사또처럼 대접하려는 데서 기인한 풍속이라고 여겨집니다.
아무리 형편이 어려워도 일 년에 한 번 이상은 치계미를 치렀다고 하는데, 그 마저도 형편이 어렵다면 도랑탕 잔치로 대신하곤 했습니다. 이 무렵 미꾸라지들이 겨울잠을 자기 위해 도랑에 숨어 있는데, 이걸로 추어탕을 끓여 대접하는 것을 도랑탕 잔치라고 했습니다.
궁중에서 임금과 나이 많은 신하에게 우유를 마시게 하는 겨울철 양로 풍속이 민간에서는 치계미나 도랑탕 잔치 등으로 변해 행해지고 있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음식
배추와 무
입동의 대표 풍속인 김장을 진행할 때 꼭 필요한 재료인 배추와 무는 이 시기가 가장 귀한 대접을 받는 제철 채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일 년 내내 가장 많이 섭취하는 채소 중 하나이기도 하지요. 배추는 섬유소가 풍부하고 저열량, 저지방 채소로 다이어트에 좋으며 대장 건강과 변비에도 효과가 좋습니다. 특히 글루코시놀레이트와 시니그린이라는 항암에 좋은 성분이 많아 대장암이나 위암 등을 예방하는데도 도움이 됩니다. 이 성분은 배추의 흰 부분에 특히 많다고 하니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네요. 김치 재료뿐 아니라 국에 넣거나 쌈채소로 먹는 등 먹는 방법도 다양합니다.
가을무는 인삼보다 좋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이 시기에 영양성분이 최고조인 식재료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이 시기의 무는 다른 계절에 비해 단맛도 더 많이 돌고 식감도 좋아 그냥 먹어도 맛있다고 할 정도인데요, 특히 비타민 C의 함량이 높아 피로 해소와 면역력 증가에 도움이 됩니다. 대부분의 채소가 그러하듯 무 또한 저칼로리로 다이어트에 도움을 주고, 골다공증 및 항암에도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특히 소화가 안될 때 무를 먹으면 소화에도 도움이 돼 천연 소화제라고 할 정도랍니다. 무는 생야채로 먹기는 힘들어 김치 또는 생채로 만들어 먹고, 국이나 밥에도 넣어 먹고 각종 육류나 생선조림 등과도 잘 어울려 요리의 맛과 영양을 더해주는 데 널리 사용됩니다.
굴
굴은 '바다의 우유'라고 불리며 그 맛과 영양이 입동 시기가 되면 최고로 풍부해집니다. 철분과 엽산, 아연, 요오드 등 각종 무기질과 미네랄이 가득하며 특히 빈혈 증상을 개선하는데 효과가 좋습니다. 바다의 우유라는 말이 생겨난 이유라고 할 수 있듯이 우유만큼이나 칼슘 또한 많이 들어있어 뼈 건강에도 도움이 됩니다. 타우린 또한 풍부해 스테미너와 피로 해소 및 심혈관 건강에도 도움이 되며, 해산물에 많이 든 DHA 또한 굴에도 함유되어 있어 뇌 건강에도 도움이 됩니다.
굴도 생으로 먹기부터 시작해 각종 요리의 재료까지 섭취 방법이 매우 다양한데요. 특히 레몬즙을 생굴에 짜 먹으면 철분흡수를 돕고 타우린의 손실을 예방해 궁합이 좋다고 합니다. 굴은 생으로 초장에 찍어먹거나 석회 구이로 먹기도 하며, 그 외에도 밥이나 국의 재료로 이용하기도 하고 튀김이나 젓갈 등으로 만들어 먹기도 하는 등 취향 따라 여러 가지 방법으로 정말 맛있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천의 얼굴을 가진 식재료입니다.
식재료 관련 포스팅을 하다 보면 배가 고파집니다. 갓 담근 김치에 생굴 싸서 먹고 싶네요.
유자
유자 하면 유자차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데요, 겨울이 다가오면 생각나는 대표적인 차 중 하나라 할 수 있습니다. 유자껍질에는 기침과 염증에 효과가 좋은 리모넨이 풍부해 유자차를 마시면 목감기에 특히 도움이 됩니다. 또한 신맛을 내는 비타민 C와 구연산이 풍부해 피로와 숙취해소 및 피부미용에 특히 좋으며, 펙틴 또한 다량 함유돼 있어 고혈압 같은 혈관질환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요즘은 베이커리 재료나 카페에서 여러 가지 음료로 가공하여 다양하게 즐길 수 있어 입맛에 맞는 유자 요리를 먹으면 겨울철 건강관리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네요.
속담
- 입동 전 보리씨에 흙먼지만 날려주소 : 보리 파종 한계의 시기를 알려주는 속담으로, 입동 후 보리를 파종하면 발아 및 생육이 부진해진다. 김장철이 겹쳐 아무리 일손이 부족한 상황에 흙먼지만 날릴 정도라도 반드시 파종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의미
- 9월 입동 오나락이 좋고 10월 입동 늦나락이 좋다 : 오나락은 일찍 익는 벼, 늦나락은 늦게 익는 벼를 말하며 9월에 입동일 경우 추위가 빨리 오므로 오나락(일찍 익는 벼)이 수확에 도움이 되고, 10월에 입동이 올 경우 그만큼 추위가 늦게 오므로 늦나락(늦게 익는 벼)도 익기까지 기간이 여유가 있어서 괜찮다는 뜻의 속담.
- 입동이 지나면 김장도 해야 한다 : 겨울의 월동 음식 중 가장 중요한 것이 김치이므로 대개 김장은 입동을 기준으로 진행하는데, 입동이 지나면 배추가 얼고 싱싱한 재료를 구하기 힘들어 이 시기가 오면 본격적으로 김장철이 된다는 의미.
가을이 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겨울 냄새가 납니다. 다들 더 추워지기 전에 입동 제철 음식들 챙겨 먹으며 미리 겨울철 건강관리하셔서 건강한 겨울을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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