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공 방식은 크게 건식법과 습식법으로 구별되는데 지역적인 여건, 즉 습도, 일조량, 물 공급 여부 등에 따라 결정되며 농장의 규모에 따라 동일한 방식이라도 차이가 있습니다. 풍부한 노동력을 이용하여 전통적 방식으로 처리하는 곳도 있고, 현대화된 시설과 장비를 이용하여 대규모로 처리하는 곳도 있습니다. 따라서 처리 방식은 일률적이지 않으며 지역에 따라 차이가 납니다. 최근의 경향은 물의 소비를 최대한 줄여 환경에 대한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친환경적 기법을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커피의 가공 과정은 방법에 따라 과정별로 차이를 보이는데 가공 과정은 커피 품질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며 가공 방식에 따라 맛과 향이 큰 차이를 보입니다.
건식법
건식법은 물이 부족하고 햇볕이 좋은 지역에서 주로 이용되며 체리를 수확한 후 펄프를 제거하지 않고 체리를 그대로 건조하는 방법으로 스트리핑 방식이나 기계로 수확을 한 경우에 주로 사용됩니다. 우선, 체리를 수확한 후 별도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 바로 체리 상태로 건조하거나, 이물질 제거-분리 과정을 거친 후 건조하는 방식이 있는데 이를 살펴보면 키질이나 체질을 통해 이물질을 제거해 준 후 기계나 물을 이용하여 돌을 제거하고 무거운 체리인 Sinker와 가벼운 체리인 Floater를 분리합니다. 그런 다음 파티오라고 불리는 마당에서 각기 따로 건조해 수분 함유율을 12% 정도로 맞춥니다. 미성숙 체리의 비율이 높을 때는 건조를 낮은 온도에서 천천히 해 주어야 블랙빈으로 진행되지 않습니다. 진한 갈색 상태가 되면 외피를 제거하는 탈곡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예멘, 에티오피아, 브라질, 인도네시아 등에서 사용되며 대부분의 로부스타도 이 방법으로 가공됩니다.
건식법은 수분이 많은 체리 상태에서 건조하므로 습식법보다 은피가 생커피콩에 더 밀착해 붙어 있게 되어, 로스팅했을 때 센터 컷이 노란색을 띠고 쓴맛이 날 수 있습니다. 건식 가공 시 펄프, 점액질, 파치먼트가 하나가 된 상태에서 벗겨내기 때문에 부산물이 습식법보다 적으며, 껍질만 발생하게 됩니다. 이렇게 탈곡한 껍질은 연료나 퇴비로 사용합니다.
습식법
습식법은 일정한 설비와 풍부한 물이 확보된 상태에서 가능하며 건식법보다 균일한 품질을 가진 양호한 생커피콩을 얻을 수 있습니다. 습식법은 콜롬비아, 케냐, 탄자니아, 코스타리카, 자메이카, 하와이 등 대부분의 아라비카 커피를 생산하는 나라와 일부의 로부스타 가공에 사용됩니다. 체리의 가공은 수확된 체리의 품질에 따라 달라집니다.
1. 분리
수확된 커피체리의 펄핑, 발효 등의 가공과정은 물을 사용하여 이루어지므로 이런 처리시설을 웨트 밀이라 합니다. (탈곡 시설은 드라이 밀이라고 합니다) 처리 방법은 수집된 체리의 품질, 농장의 규모, 가공 시설에 따라 서로 상이한데, 전통적인 방법은 사이펀 탱크와 수로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먼저 수확한 체리를 수집 탱크에 부은 다음 사이펀 탱크로 보내 물에 뜨는 가벼운 체리를 분리하고 물에 가라앉는 무거운 체리를 펄핑한 후 발효 탱크로 보냅니다.
대규모 농장에서는 전통적인 시설인 수로가 없이 기계에 의한 일관작업을 통해 이러한 처리가 이루어집니다. 먼저 수집된 체리는 체리 분리 기계를 통과하게 되는데 구멍을 통해 체리만 빠지게 되므로 체리와 섞여 있는 나뭇잎을 제거하게 되며 물에 뜨는 마른 체리는 품질이 떨어지므로 별도의 펄핑 작업 없이 건조장으로 보내져 체리 상태로 건조하게 되며 내수용으로 소비됩니다. 그런 다음 무거운 체리와 가벼운 체리를 분리한 후 별도로 펄핑을 한 후 각기 다른 발효 탱크로 보내지게 됩니다.
2. 펄핑
펄프는 커피 열매의 40~42%의 무게를 차지합니다. 부피가 크고 썩기 쉬우며 당분이 많고 수분 함유량이 많아 빠르게 발효되어 불쾌한 냄새가 발생해 해충이 번식하기 쉽습니다. 펄프는 유기질 비료로 사용될 수 있고 사일로에 보관하여 탈수시킨 후 가축의 먹이로 사용되며 가치가 높은 동물성 단백질로 사용됩니다. 펄핑은 체리로부터 펄프를 벗겨내는 것으로 최대한 빨리 작업을 해야 품질의 하락을 막을 수 있는데, 그 지역의 온도에 따라 8~20시간 이내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콩의 크기에 따라 펄퍼의 간격을 조정해야 하는데 펄퍼가 잘못 조정되면 작은 콩은 부분적으로 펄핑이 되고 크기가 큰 콩은 집히거나 손상될 수 있습니다.
3. 점액질 제거
펄프를 벗기고 난 후에도 끈적끈적한 점액질이 깨끗하게 떨어지지 않고 파치먼트에 달라붙어 있습니다. 점액질은 주로 당과 펙틴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pH는 5.6~5.7이고 수분 함유율은 42~86.4%입니다. 점액질은 체리 무게의 15.5~22%를 차지합니다. 점액질 제거는 전통적인 발효 방법과 점액질 제거기를 이용한 방법이 있습니다.
- 자연 발효 : 발효 탱크는 콘크리트로 만들어졌으며 직사각형 모양이고 바닥이 경사져 있습니다. 점액질이 달라붙어 있는 파치먼트를 물에 담그면 효소에 의해 자연스럽게 점액질이 분리됩니다. 이 과정은 콩 내부에서 아무런 생화학적 반응이 일어나지 않아 엄밀하게 말하면 생화학적 반응이나 가수분해로 표기하는 것이 더 정확하지만, 관습적으로 발효라고 합니다. 점액질을 제거하기 위해 물이 담겨 있는 발효 탱크로 옮겨져 자연 발효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물을 사용하는 습식 발효와 물을 사용하지 않는 건식 발효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건식 발효는 펩신 효소가 희석되지 않고 산화가 잘 이루어져 발효 시간이 단축되나 통제가 어려워, 습식 발효가 더 균일한 품질을 얻을 수 있다. 발효 과정은 발효시킬 커피의 양, 물읜 온도, 습도, 점액질의 두께 등에 따라 6~48시간 정도 걸리게 되며 손으로 파치먼트를 비볐을 때 마찰음이 나며 표면이 미끈거리지 않고 자갈 같은 느낌이 들 때 발효를 끝내게 됩니다. 온도가 높고 점액질이 두꺼울수록 발효는 가속화되며 효소나 뜨거운 물을 사용할 경우 시간을 줄일 수 있습니다.
- 다른 방법 : 일반적인 발효를 통해서만 아니라 점액질 제거기를 통한 기계적 제거나 수산화나트륨 같은 화학 물질을 이용하여 점액질을 제거할 수도 있습니다. 점액질 제거기를 이용하면 중량 손실과 장시간 발효에 따른 품질 손상, 과다한 물 사용에 따른 환경오염 등을 줄일 수 있습니다. 물을 이용한 발효를 하게 되면 쓴맛을 줄이고 신맛을 좋게 하며 아로마가 향상된다고 여겨져 왔으나 최근의 연구 결과, 발효 방식과 점액질 제거기를 통한 방식의 품질 차이는 크지 않다고 밝혀졌습니다.
4. 세척
발효를 통해 점액질을 제거한 뒤에도 달라붙어 있는 찌꺼기를 없애주기 위해 깨끗한 물로 충분히 세척해야만 쓴맛을 줄일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모든 가공 과정 중에 가장 많은 양의 물을 사용하게 됩니다. 발효가 불완전하면 찌꺼기가 파치먼트의 갈라진 틈에 남아 있다가 부패하게 되면 발효된 냄새가 납니다. 이러한 찌꺼기는 보관 과정에서 미생물이 증식하는 물질 역할을 합니다. 이럴 경우 파치먼트를 오염시켜 곰팡내나 불쾌한 냄새가 납니다. 수로를 이용하는 세척 방법은 물의 소비가 너무 많아 사용횟수가 점차 줄어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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