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의 수확

개화

  개화는 나무를 심고 2~3년 정도 지나면 시작되는데 꽃봉오리는 개화가 자극될 때까지 2~3개월의 휴면기를 갖습니다. 정상적인 꽃차례는 짧은 꽃자루에 4~6개의 봉오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아라비카의 경우 4~9개의 꽃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마디에 4~12개의 꽃차례가 있다면 꽃의 수는 통상 16~48개가 됩니다. 휴면기는 갑작스러운 수분 스트레스나 기온의 급격한 하강에 의해 깨어지게 되며 이러한 자극들은 건기가 끝나고 우기를 알리는 첫 번째 비에 의해 동시에 발생하며 비가 그치고 5~12일이 지나면 개화하게 됩니다. 이때 강우량은 적어도 10mm 이상 되어야 합니다. 건기가 길수록 개화 시기가 보다 균일하게 되며 적도와 같이 건기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은 지역에서는 일 년 동안 25~50여 차례 꽃이 피게 됩니다. 커피나무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꽃이 제대로 피지 않는데, 이런 스트레스는 개화 후 수분 부족이나 지속적인 고옥, 과도한 강우량 등에 기인합니다.

 

수분

  아라비카종은 90~95%가 자가수분하고, 로부스타종은 타가수분하는데 꽃가루는 아주 가벼워 주로 바람에 의해 90% 이상 수분이 이루어지고, 곤충에 의한 수분은 5~10% 정도이며 수분 가능 시간은 30시간 정도입니다. 나무 한 그루당 꽃가루의 수는 250만개 정도이며 이는 2~3만 송이의 꽃을 수정할 수 있는 양입니다. 꽃가루는 바람에 실려 100m까지 날아가는데, 성공적인 수분은 기상 조건에 달려있으며 강한 비바람은 수분을 방해하는 주된 원인입니다. 개화는 2~3일이면 끝나고 수정이 이루어지면 씨방 부분이 발달하게 되며 열매가 성숙합니다.

 

열매

  두 개의 수정된 배주를 가지고 있는 난소는 즉시 다음 단계로 발전합니다. 그러나 초기 1개월 동안 배주는 더디게 성장하며 2~3개월이 지나면 씨방은 보다 빨리 발육하게 되며 크기가 커지고 외피는 각 배주의 공간 전체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3~5개월이 지나면 열매는 크기와 무게가 현격히 증가하며 배유는 외피를 대체하게 됩니다. 6~8개월이 지나면 열매는 숙성되고 외피는 은피로 남습니다. 성숙이 끝나 품종에 따라 빨간색이나 노란색을 띠며 각 체리는 점액질로 쌓인 두 개의 열매를 가집니다. 개화에서 성숙까지 소요되는 기간은 품종, 기상 조건, 경작 습관 등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아라비카는 6~9개월, 로부스타는 9~11개월이 걸립니다. 고지대는 180m당 1℃씩 기온이 낮아지므로 성숙이 더 늦어집니다.

 

격년 결실

  커피는 격년별 수확량에 큰 차이가 있는데, 그 폭이 큰 경우 5~10배까지도 차이가 납니다. 수확이 많은 해에는 커피나무가 많은 열매 때문에 새로운 성장을 희생하게 되고, 그다음 해에는 열매가 조금만 열리게 됩니다. 열매가 조금만 열리면 나무는 보다 원기 왕성해지고 그다음 해에는 열매가 많이 열리게 됩니다. 이러한 격년 결실 현상은 셰이딩하지 않거나 성숙한 아라비카 커피나무에 더 잘 나타납니다. 기상 조건과는 관계가 없으며 관리가 잘 되고 적절한 가지치기를 해 주어 나무가 잘 자라도록 적합한 조처를 해주면 이런 현상을 완화할 수 있습니다.

 

열매의 성숙

  마지막 성숙 단계가 되면 콩 내부에서 엽록소 감소, 색소 합성, 페놀릭 합성물 감소, 아로마의 주성분인 방향 물질 증가와 같은 현상이 일어납니다. 커피 열매는 성숙하면 녹색에서 점차 붉은색으로 바뀌며, 익은 지 열흘에서 2주 정도면 떨어지게 되므로 그 안에 수확해야 합니다. 완전히 성숙한 체리는 콩의 표면과 세포 조직이 균일하며 내부 조직이 가득 차 있어 품질이 좋은 데 반해, 미성숙한 체리는 세포벽도 얇고 세포 내 물질이 적어 무게도 적게 나가고 지방 함량도 적으며 거칠고 쓴맛이 나며 카페인 함량도 더 많습니다. 그러므로 녹색 체리는 수확기의 끝에 따야 합니다.

 

수확

  수확 방법은 지역에 따라 다른데, 이는 커피의 가공 방식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수확 비용은 전체 커피 생산비용의 30~40%에 달하며, 아라비카의 경우 1ha에서 보통 600kg 정도의 체리를 수확하는데, 지역에 따라 1,200~2,000kg까지 생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수확 방법은 사람 손에 의한 수확 방법과 기계에 의한 수확 방법이 있는데, 같은 가지에서 달린 체리도 동시에 익지 않으므로 사람에 의한 수확 방법은 다시 핸드 피킹과 스트리핑의 두 가지 수확 방법으로 나뉩니다.

1. 핸드 피킹

  인부가 바구니나 자루에 잘 익은 체리만 일일이 손으로 수확하고 수확기의 끝에는 모든 체리를 수확하는 방법으로 익은 것만을 선별적으로 수확하므로 커피 품질은 우수하지만 여러 번(최대 10번) 수확해야 하므로 비용이 많이 드는 단점이 있습니다. 커피나무의 재배 밀도, 재배지의 경사도, 균일한 성숙도 등에 따라 숙련된 인부 한 명이 하루에 50~120kg 정도의 체리를 수확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습식 가공 커피를 생산하는 국가에서 주로 사용되는 방법입니다.

2. 스트리핑

  스트리핑은 소젖을 짜는 것과 유사하다 해서 밀킹이라고도 하며, 체리가 어느 정도 익었을 때 체리가 흙과 직접 접촉하지 않도록 커피나무 줄을 따라 나무 아래에 천을 깔고 손으로 훑어 한 번에 모든 체리를 수확하는 방법입니다. 수확기에 비가 오지 않고 수확기가 짧아 비교적 체리가 균일하게 익는 지역에 적합하고, 일시에 수확하므로 수확에 따른 비용을 줄일 수 있고 효율적이지만 커피나무에 손상을 주며 품질이 균일하지 않은 단점이 있습니다. 인부 한 명이 하루에 120~250kg 정도의 체리를 수확할 수 있으며 건식 가공 커피를 생산하는 나라와 대부분의 로부스타 생산 국가에서 이 방법을 주로 사용합니다. 익지 않은 체리의 비율이 최소화될 때까지 기다리다 보면 익은 체리들이 마르므로 적절한 수확 시기의 결정이 가장 중요합니다.

3. 기계 수확

  기계 수확은 브라질 세하두 지역처럼 경작지가 편평하고 커피나무 줄 사이의 간격이 넓은 지역이나 하와이 같이 노동력이 부족하거나 임금이 비싼 지역에서 주로 시행됩니다. 나무의 키와 폭에 따라 조절이 가능한 기계를 사용하는데 브라질에서 처음 개발되어 사용되고 있으며, 커피나무의 줄을 따라 이동하면서 유리 섬유나 나일론으로 된 살 모양의 막대로 나무에 진동을 주면 익은 체리는 떨어지고 익지 않은 체리는 단단히 나무에 달라붙어 있어 체리를 수확하게 됩니다. 떨어진 체리는 모아서 압축 공기를 이용해 나뭇잎이나 다른 가벼운 이물질을 제거한 후 트럭이나 상자에 싣습니다. 또 압축 공기를 이용한 긴 막대 형태의 휴대용 수확 기계를 사람이 휴대하고 수확하는 방법도 있는데 경사가 심한 지역이나 커피나무 사이의 공간이 좁은 지역에서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으며, 나무에 손상이 적어 선택적인 수확이 가능합니다.

4. 커피의 수확기

  재배지의 위도에 따라 수확기가 다른데, 적도 부근에 위치한 나라는 수확 시기가 지역에 따라 다양하며 콜롬비아와 케냐는 일 년에 우기가 우 차례 있어 두 번의 수확이 가능합니다. 또한 멕시코, 과테말라, 인도, 에티오피아 등과 같이 북반구에 위치한 나라들은 주 수확기가 대체로 10~2월 사이이며, 짐바브웨, 페루, 브라질같이 남반구에 위치한 나라들은 6~10월 사이가 주 수확기입니다.

 

수집

  수확한 체리는 가공 장소로 운반하여 상품 가치가 떨어지는 체리나 이물질을 제거한 후 수확된 체리를 측정하여 임금을 지불하고 신속한 처리를 위해 한곳에 모으게 됩니다. 가공 장소와 거리가 먼 경우에 사람이나 가축 또는 트럭 등을 이용하여 일정한 수집 장소까지 운반하여야 합니다. 완전히 성숙한 체리는 품질이 급격히 떨어지며 변질의 강도와 속도는 날씨에 의해 좌우됩니다. 그러므로 수확된 체리는 가능한 20시간 이내에 처리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