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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절기 중 곡우음식, 풍속, 속담

by 흰돌 2022. 9. 21.

24절기 중 곡우에 관한 글의 썸네일입니다.
마지막 봄 절기, 곡우

  추위가 지나고 어느새 봄이 왔나 했는데, 벌써 봄도 끝자락까지 왔습니다. 봄 절기 중 마지막 절기인 곡우, 이름에서부터 벌써 비가 느껴지는데요, 부슬부슬 오는 봄비는 새 생명들이 더 움트게 해주는 마중물이라고 할 수 있죠. 곡우에는 또 어떤 특별한 걸 찾아볼 수 있을까 기대됩니다.

 

곡우 - 양력 4월 20~21일, 농사 비가 내림

  여섯번째 절기이자 봄의 마지막 절기로, 청명과 입하 사이에 있습니다. 단어의 의미 그대로 봄비가 내려 온갖 곡식을 기름지게 한다는 뜻을 가진 절기입니다. 이 시기에는 못자리를 마련하는 것부터 시작해 본격적으로 농사철이 시작됩니다. 이후 농사에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인 볍씨를 담그는 일을 하는데, 농경사회에서는 농사일이 가장 중요했던 만큼 볍씨 하나에도 온갖 정성을 들이고 주의를 기울였습니다. 심지어 초상집에 가거나 부정한 일을 당하면 집 앞에 불을 놓아 건너게 한 뒤 악귀를 물리는 행위를 한 뒤 집안에 들이고, 집 안에 와서도 볍씨를 쳐다보지도 못하게 했답니다. 만약 부정한 일을 겪은 사람이 볍씨를 보게 되면 싹이 잘 트지 않아 그 해 농사를 망치게 된다고 믿었기 때문이에요.

 

풍속

  농사와 관련된 절기이니 만큼 곡우에도 날씨점을 치는 곳이 많았는데, 대부분 곡우에 비가 오면 좋다고 생각했지만 의외로 인천 옹진이나 전북 순창에서는 비가 오면 농사에 좋지 않고 가뭄이 들 것이라 믿었다고 하네요. 또 경남 남해지역에서는 이날 바람이 불고 비가 오면 그 해 시국이 좋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곡우는 지역별로 다양한 풍습들이 존재했는데, 경북 지역에서는 이 날은 특별히 더 부정한 것을 보지 않고 집안에 들어오기 전 악귀를 털어내는 행위를 한 뒤 집안에 들어가는 등 행실에 신경을 쓰는 풍습이 많았습니다. 때문에 이 날에는 부부 합방까지 꺼려했는데, 땅의 신이 질투하여 농사가 잘 되지 않게 한다고 믿었기 때문이라네요. 또 일부러 물을 맞기도 했는데 이렇게 하며 그 해 여름철 더위를 먹지 않고, 신경통도 낫는다고 믿었습니다. 경기도 김포에서는 나물을 챙겨 먹고, 경북 구미서는 목화씨를 뿌리며, 그해 파종할 씨앗의 명이 질겨지라고 찰밥을 해 먹기도 했다네요. 농사와 관련된 절기이다 보니 확실히 풍년을 기원하는 농부의 마음이 가득한 풍습이 많은 것 같습니다.

 

  이 무렵에는 나무에도 물이 많이 올라오는 시기로, 곡우물을 먹는다고 하여 자작나무나 박달나무의 수액(거자수)을 마시러 가기도 하는데 이 거자수가 실제로 위장병이나 신경통에 효과가 좋다고 합니다. 경칩에 고로쇠수액 마시는 것과 비슷한 풍습이 있네요.

 

음식

우전

  곡우 5일 전 이른 봄에 가장 처음 딴 찻잎으로 만든 녹차로 첫물차라 부르기도 하며, 녹차 종류 중 하나입니다. 여린 차순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은은하고 순한 맛이 특징이며, 만드는 과정이 복잡한 탓에 생산량이 적어 값이 매우 비싼 최고급 녹차로 취급됩니다. 녹차는 카테킨이라는 성분이 많이 들어있어 강력한 항암효과를 가지며, 염증억제와 항균작용을 합니다. 혈당 상승을 막아주고 항산화 작용 또한 뛰어나 피부미용에도 좋고, 운동하기 30분 전 녹차를 마시면 지방분해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하네요. 또한 비타민과 카테킨 성분이 간의 분해효소 활동을 활발하게 해 피로 해소와 숙취제거에도 뛰어납니다. 그밖에 입냄새 제거와 충지예방에도 효과가 좋다고 하네요. 중국인들이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어도 살이 잘 찌지 않는 이유가 생활 중에 차를 자주 마시는 습관 때문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녹차는 우리 몸에 여러모로 많은 도움이 되니, 하루 한 잔 커피도 좋지만 녹차를 마셔주는 것도 건강에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조기

  제사상에 올릴 정도로 비싸고 좋은 생선으로 취급받는 바다생선 중 하나인 조기는 곡우 전후가 산란기라 이 시기의 조기가 가장 맛과 영양이 뛰어납니다. 흰살생선으로 그 맛이 담백하고 기름기가 적으며, 단백질이 풍부해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는 좋은 식재료입니다. 조기구이 한마리면 밥 한 공기는 금세 해치울 수 있을 정도지요. 생선 자체 맛이 강하지 않아 여러 가지 요리로 많이 활용해서 섭취하는데, 밥도둑이라고 알려진 굴비 또한 조기로 만드는 음식입니다. 그 외에 소금에 절여 만든 조기젓은 고급 젓갈로 감칠맛이 좋으며, 찜, 조림, 매운탕, 맑은 국 등 다양하게 요리하여 맛볼 수 있습니다. 조기는 무와 함께 요리해 먹으면 무에 들어있는 디아스타제라는 성분이 단백질 소화에 도움을 주어 궁합이 좋다고 하네요. 개인적으로 저는 역시 짭쪼롬한 구이를 밥숟갈에 척 올려서 먹는 게 다른 반찬도 필요 없고 최고로 맛있는 것 같아요.

 

숭어

  숭어는 바다와 민물 모두에서 생활하는 회귀성 어종입니다. 숭어도 곡우를 전후하여 산란기가 시작되어 이 시기가 맛과 영양이 최고조인 상태인데요, 확실히 운동량이 많은(?) 어종이라 육질이 단단하고 단백질 함량이 다른 생선에 비해 높은 편이라고 하네요. 또 철분이 다량으로 함유되어 빈혈을 예방하고 피를 생성하는데 큰 도움을 줍니다. 진흙을 먹고 살아서 한방에서는 약재로도 사용하며 오장을 편안하게 하고 몸에 살이 단단하게 붙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또한 오메가 3, 칼슘, 비타민 A, D도 풍부하게 들어있어 야맹증, 춘곤증 예방과 원기회복, 어린이들이 성장 및 갱년기 여성의 골다공증 예방에도 효과가 좋습니다.

  숭어는 힘이 세며 육질이 쫄깃하고 단단해 다른 요리보다 회로 먹었을 때 그 감칠맛과 식감이 매우 좋습니다. 회뿐만 아니라 구이, 탕, 조림, 전골 등 다양하게 요리해서 먹을 수 있으며 뼈는 고아서 먹으면 보약이라 하여 보양식으로 사용하는 등 버리는 부위가 없는 완벽한 식재료라 할 수 있습니다. 

 

속담

  • 곡우에 모든 곡물들이 잠을 깬다 : 이 시기에 오는 비는 작물이 자라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춰주는 요소로 이 덕분에 모든 작물이 잠에서 깨어 자라난다 할 정도로 중요한 역할을 하며, 곡우를 기점으로 작물의 성장 속도가 빨라지게 됨을 뜻함.
  • 곡우가 넘어야 조기가 운다 : 조기는 산란할 때 우는 습성때문에 산란 직전의 조기를 최고로 치게 된다. 그래서 조기는 곡우가 지나 잡는 것이 좋다는 뜻.
  • 곡우에 비가 오면 풍년 든다 : 못자리에 물을 대기 좋은 시기에 비가 오기 때문에 풍년이 든다는 뜻으로, 봄비가 내려 온갖 작물을 풍성하게 자라도록 한다는 의미.

 

  아직 봄이 끝난 것은 아니지만, 곡우는 봄 절기 중 마지막 절기로 이제는 여름을 준비해야 할 시기가 되어간다는 뜻일 겁니다. 만물이 소생하고 무슨 일이든 시작하기 좋은 봄이 끝난다는 것은 아쉽지만, 또 열정이 넘치고 정열적인 여름을 기다리는 재미 또한 내 생활 속에서 찾아보도록 하자고요. 지금 지나버리면 또 1년을 기다려야 하니, 당장 콧속에 봄바람 넣으러 나가보는 건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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