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참 청명하네~"
맑고 푸른 하늘을 보면 속이 시원하게 뻥 뚫리는 기분이 들죠? 눈이 시리게 파란 하늘이나 바다를 보면 나도 모르게 "청명"하다는 단어가 절로 입에서 나오기도 합니다. 이름처럼 맑고, 푸르며 완연한 봄기운을 내 생활 곳곳에서 느낄 수 있는 봄 절기인 청명의 특징을 알려드릴게요.
청명 - 양력 4월 5일경, 봄 농사 준비
음력으로 3월, 양력으로는 4월 5~6일 경이 청명인데요, 우리나라는 식목일과 겹쳐져서 식목일이 공휴일 이었던 때에는 청명이 유일하게 24절기 중 공휴일 같은 느낌을 주며 지나가는 절기였답니다. 지금은 식목일이 공휴일에서 해제된 탓에 24절기 중에는 공휴일로 취급되는 날은 없지만(원래 없었지만^^;), 중국은 청명절이라고 하여 공휴일로 지정할 정도로 큰 명절 중 하나입니다. 또한 곳에 따라 이 날 자체를 손 없는 날이라고 여겨 특별히 택일을 하지 않고도 묫자리를 고치거나 이사를 하는 등 집안의 대소사를 진행하기도 한다고 하네요.
풍속
옛 문헌에 따르면 버드나무와 느릅나무를 비벼 새 불을 내 임금에게 바치고, 임금은 이를 신하들에게 나누어 주었는데 이를 '사화'라 했습니다. 신하들과 마을의 수령들은 한식날에 이 불을 백성들에게 나누어 주는데, 오래된 불은 끄고 새 불을 기다리는 동안 밥을 할 수 없어 찬밥을 먹는 날이라 '한식'이라고 칭하였는데, 보통 청명과 같은날일 때가 많아 딱히 구분하지 않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 시기에는 봄밭갈이를 하거나 가래질을 하는 등 논농사의 기본 작업을 주로 진행하고, 이 때문에 날씨와 관련된 점을 보기도 합니다. 이 날 날씨가 좋으면 그 해 농사가 풍년이고, 좋지 않으면 흉년이라 점쳤습니다. 바닷가 마을에서는 날씨가 좋거나 파도가 세면 물고기의 어획량이 늘고, 바람이 불면 흉작이라고 점치기도 하고요. 그러나 오히려 경남 사천에서는 날씨가 어두워야 풍년이고, 너무 맑으면 농사가 잘 되지 않을 것이라 예견했습니다.
어떤 지역은 이 날이 식목일과 겹치는 경우가 많아 '내 나무'를 심어 혼인할 때 가져가기 위한 장롱용 목재로 사용하기도 한답니다.
음식
청명주
청명을 전후해 찹쌀로 빚은 술을 청명주라 하여 담근지 7일이 지나면 위에 뜬 것을 걷어낸 뒤 맑은 술을 마시기도 했습니다. 이 술은 그윽한 향과 독특한 감칠맛으로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각종 장을 담그려고 술을 빚어두기도 합니다. 때문에 이 술을 사용하여 담근 장은 그 감칠맛이 특히나 더 뛰어나며 맛있는 장이 된다고 해요. 전통주로도 그 품질이 뛰어나 추석이나 설날 같은 명절차례에 올릴 술로 많이 사용되기도 합니다.
주꾸미
청명이 속한 시기가 주꾸미의 산란기로 영양이 풍부한 제철 음식입니다. 봄이면 주꾸미 축제가 열릴 정도로 꼭 맛보고 지나가야 할 음식이라고 할 수 있는데, 저칼로리이면서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해 다이어트에 좋으며, DHA등의 불포화 지방산을 다량 함유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고, 타우린 또한 많이 들어있어 피로회복에 큰 도움이 됩니다.
보통 오징어나 낙지볶음처럼 볶음요리로 많이 해 먹고, 이 볶음을 올려 각종 야채와 비빔밥을 해 먹거나 살짝 데쳐 초고추장 양념에 찍어 숙회로 먹기도 합니다. 돼지고기와도 궁합이 잘 맞아 오삼불고기 처럼 요리해 먹어도 맛과 영양이 좋다고 해요.
속담
- 청명에는 부지깽이를 꽂아도 싹이 난다 : 청명에는 부지깽이 같이 생명력이 없는 죽은 식물이나 나무를 꽂아도 다시 살아난다는 뜻으로, 청명에는 무엇이든 심어두면 잘 자란다는 말. 생명력이 왕성한 시기인 청명을 잘 드러내는 속담.
- 한식에 죽으나 청명에 죽으나 : 한식과 청명은 보통 하루 정도 차이가 나는데, 말 그대로 하루 빨리 죽으나 늦게 죽으나 시간상 별 차이가 없을 때를 말함.
완연한 봄기운이 가득한 청명, 날씨좋은 주말에 꽃구경 한번 계획 해 보세요. 봄에만 볼 수 있는 봄꽃들을 찾아 기분전환 다녀오시는 건 어떨까요? 꽃구경 하고 난 뒤 제철 음식도 찾아 영양보충도 하고 말이죠. 움츠렸던 내 몸을 힘나게 하는 것은 물론 무료한 일상에 큰 활력을 줄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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