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절기 중 네 번째 겨울 절기인 동지의 풍속과 음식, 속담 등에 대해 자세히 알려드립니다. 동지는 양력 12월 21일에서 22일경으로, 일 년 중 밤의 길이가 가장 긴 것이 특징인 절기입니다.
동지 - 양력 12월 21일~22일경, 밤이 연중 가장 긴 때
양력으로 동지가 음력 동짓달 초순에 들면 애동지, 중순에 들면 중동지, 말에는 노동지라고도 하며, 민간에서는 동지를 아세 또는 작은설이라고도 부릅니다. 태양이 부활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어 그 의미가 크다고 여겨 설 다음으로 큰 명절로 대접한다는 의미로 그렇게 부르게 되었다고 하네요.
이 때문에 오늘날까지도 '동지를 지나야 한 살 먹는다' 또는 '동지팥죽을 먹어야 진짜 나이를 한 살 먹는다'라는 '동지 첨치'의 풍속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또한 날씨가 춥고 밤도 길어 호랑이가 교미한다고 하여 호랑이 장가가는 날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다른 나라의 동지를 살펴보면 중국 주나라에서는 이날 생명력과 광명이 넘치는 날이라 생각하여 동지를 설로 지정해서 명절을 지냈다고 합니다. 특이한 점은 서양에서도 동지와 비슷한 시기에 크리스마스가 있는데, 초기 기독교가 페르시아 미트라교의 동지 축제일이나 태양 숭배의 풍속을 따라 예수 탄생을 기념하는 크리스마스를 기념하게 되었다고 하네요. 동지는 동서양을 아우르는 대단한 절기임이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풍속
옛 궁중에서는 동짓날 군신과 왕세자가 모여 잔치를 벌이는 회례연을 베풀었습니다. 또한 궁중 기관인 관상감에서는 새해 달력을 만들어 궁에 바치고 관원들은 이를 지방 수령이나 친지들이게 나누어주었습니다. 연말연시에 달력을 만들어 나누는 풍습은 오늘날에까지 이어지고 있으며, 단오에 부채를 주고받는 풍속과 더불어 하선동력이라는 말이 생겨났습니다.
또한 이 시기에 귤이 제철인만큼 예전에는 황감제라는 임시 과거를 실시하여 인재를 등용하기도 하였는데 옛 제주(탐라)의 성주가 귤, 유자 등을 진상하는 것을 치하하는 의미로 황감(귤)이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합니다.
민간에서는 동짓날 영하의 기온으로 연못이 얼어붙으면 그 모양이 마치 쟁기로 밭을 갈아놓은 것처럼 되는데, 이것을 용갈이라고 합니다. 이 모양이 남에서 북으로 언덕 가까운 쪽으로 세로 갈아낸 자취가 있으면 이듬해는 풍년이 들고, 서에서 동으로 복판을 횡단해 갈아낸 흔적이 있으면 흉년이 든다고 믿었습니다. 또는 갈아나간 흔적이 방향이 일정하지 않고 가지런하지 않을 경우 평년작이 된다고 하네요. 이처럼 민간에서는 동짓날 또한 농경과 관련하여 점을 치는 풍속이 존재하였습니다.
또한 동지부적이라 해 뱀 사(蛇)를 거꾸로 써 잡귀를 막는다는 속설이 있으며, 팥죽을 먹지 않으면 빨리 늙고 잔병이 생기며 잡귀가 성행한다는 속설이 있어 꼭 팥죽을 챙겨 먹곤 했습니다. 그리고 동짓날 날씨가 따뜻하면 이듬해 질병이 많아 사람이 많이 죽는다고 믿고, 눈이 많이 오고 날이 추우면 풍년이 들 징조이며 해충이 적고 호랑이가 많다고 믿었습니다.
동짓날은 작은설이라고 여겼을 만큼 사람들은 이날 모든 빚을 청산하고 새로운 기분으로 하루를 즐기며 보냈는데요, 이웃 간에 서로 화합하고 어려운 일은 서로 도와가며 해결하는 날을 보냈습니다. 오늘날 연말 불우이웃 돕기도 동짓날의 전통이 이어져 내려온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음식
팥죽
동지 하면 떠오르는 음식은 역시 팥죽인데요, 풍속에 따라먹게 된 것이지만 영양적인 면으로 보았을 때도 매우 좋은 음식이라 동지가 아니더라도 겨울에 따뜻하게 챙겨 먹으면 좋은 음식이랍니다. 팥을 고아 죽을 쑨 뒤 찹쌀로 단자를 만들어 함께 끓이는데, 단자는 새알만 한 크기로 만들어 보통 새알심이라고 부릅니다.
팥죽에는 단백질, 지방, 섬유질, 당질, 회분, 비타민 B1 등이 다량으로 함유되어 신장 건강에 특히나 도움이 많이 됩니다. 또한 부종이나 빈혈, 숙취 해소 등에도 좋다고 하네요. 비타민 B1은 신경과 관련이 높은 비타민으로 부족할 경우 피로, 수면장애, 식욕부진, 신경쇠약, 수면 장애 등의 증상이 생기기도 합니다. 때문에 정신적으로 신경을 많이 써야 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나 수험생들에게 특히 도움 되는 음식이라고 합니다.
또한 칼륨도 많이 함유되어 이뇨 작용과 나트륨을 분해하는데 효과적이므로 이로 인한 부종을 빼는데 효과가 좋습니다. 꿀팁으로 팥과 다시마를 함께 삶아 설탕과 섞어 먹으면 변비에도 효과가 좋다고 하네요. 그 밖의 효능으로는 설사, 해열, 산전산후통, 진통 등에도 효과가 크다고 하니, 요즘처럼 춥고 기운 없는 날에는 따끈한 팥죽 한 그릇이 든든한 간식으로 딱일 것 같습니다.
팥을 이용한 생활 꿀팁으로 겨드랑이 냄새를 제거하는 방법도 있는데요, 체질적으로 겨드랑이에서 암내가 나는 분들은 팥 삶은 물을 꾸준히 마셔주면 냄새를 제거하는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합니다. 단순히 지금 당장의 냄새를 잡는 것이 아니라 팥물을 마심으로 냄새를 서서히 나지 않게 해 줄 수 있다고 하니 꽤 좋은 방법인 것 같네요.
귤
겨울에 이불속에서 귤 까먹으며 만화책 보던 추억, 다들 있으시죠? 귤은 겨울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과일입니다. 생과일 그대로도 많이 먹지만 귤껍질도 여러 방면으로 쓰이는 귤은 대표적으로 비타민 C가 많이 함유되어 피부미용과 감기 예방에 탁월한 효과를 보여줍니다.
또한 귤에 붙은 하얀색 실에는 식이섬유 중 하나인 펙틴이 풍부하게 들어있어 변비 예방에도 도움이 되고, 비타민 P 중 헤스페리딘이라는 성분도 들어있는데 이는 중성 지방과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어 심혈관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때문에 귤껍질(귤피)을 버리지 않고 말려서 차로 끓여마시게 되면 비타민B1, P와 더불어 식이섬유도 함께 섭취할 수 있어 일석삼조의 효과를 볼 수 있을 거예요.
또한 과일도 살찐다고는 하지만 생각보다 당 함량과 칼로리가 높지 않고 비타민 C가 체지방을 분해하는데 도움을 주며, 포만감에 비해 섭취 칼로리가 적어 다이어트에도 마음 편하게 먹을 수 있는 과일이랍니다.
속담
- 동지가 지나면 푸성귀도 새 마음 든다 : 동지가 지나면 온 세상이 새해 맞을 준비에 들어간다는 뜻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속담.
- 동지 때 개딸기 : 한겨울에는 딸기를 구할 수 없는 날씨이지만 그래도 딸기가 먹고 싶다는 마음을 이야기한 것으로, 도저히 가질 수 없는 것을 바라는 마음을 뜻하는 속담.
- 동지 지나 열흘이면 해가 노루꼬리만큼씩 길어진다 : 동지가 지나가면 밤이 점점 짧아지고 낮이 아주 조금씩 길어진다는 뜻.
- 배꼽은 작아도 동지팥죽은 잘 먹는다 : 배꼽이 작다는 것은 배가 작다는 뜻으로 음식을 많이 먹지 못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런 사람이 의외로 동지팥죽을 잘 먹는다는 뜻은 겉보기에 별 볼일 없어 보이는 것과는 다르게 하는 일이 평범하지 않다는 것을 뜻하는 속담.
- 범이 불알을 동지에 얼구고 입춘에 녹인다 : 동지 무렵 겨울 추위가 시작되어 입춘 즈음 누그러지는 것을 해학적으로 표현한 속담.
- 새알 수제비 든 동지팥죽이다 : 음식이나 어떠한 일이 잘 갖추어진 상태를 뜻하는 속담.
- 동지팥죽을 먹어야 진짜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 : 작은설로 대접하는 동지 풍속에 따른 속담으로, 동지가 지나야지 진짜 설이 다 지나가 제대로 된 나이를 한 살 더 먹는 것이라는 의미.
- 동지섣달 해는 노루꼬리만 하다 : 동지 무렵의 해는 매우 짧고 작은 노루꼬리만 하여 일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의미의 속담.
이제는 정말 연말연시가 온몸으로 느껴집니다. 이 글을 보시는 모든 분들 남은 한 해 마무리 잘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간식으로 동지 팥죽에 귤 까먹는 거 잊지 마시고요~ Happy new y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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